가금류 가축사육 등록 제외대상 가축시설
면적 15→10㎡로 축소
농식품부 방역체계 개선 축산법 시행령 개정안 입법예고 산란계 케이지
면적 마리당 0.05㎡→0.055㎡로 확대양계협회 “시설 교체비용 부담, 생산비
가중” 회의적
가금류를 중심으로 축산업 허가기준이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농식품부는
지난해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 등 가축전염병 발생에 따라 방역체계를 개선
하겠다며 △가축사육업 등록대상 확대 △축산업 허가제 시설 및 장비기준 등을
개선하기 위한 축산법 시행령 개정안을 마련해 입법예고하고 3월 4일까지 의견
을 받는다고 밝혔다. 하지만 산란계의 케이지 면적 조정에 대해 관련협회가 회
의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어 향후 법 개정 결과가 주목된다. 농식품부는 조류인
플루엔자가 소규모 사육농가와 가든형 식당 등에서도 발생함에 따라 농가의 현
황파악과 효율적인 방역관리를 위해 ‘가금류 가축사육 등록 제외대상 가축시
설 면적’을 기존 15㎡에서 10㎡로 축소한다. 이에 따라 기존에 등록제외 대상
이던 곳들이 대부분 축산법에 따라 축산업 등록을 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농장입구부터 축사내부까지 차량·사람·동물 등에 의한 오염원
전파를 차단하기 위해 축산업 허가 기준 중 시설 및 장비기준과 적정사육기준을
강화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이에 따르면 우선 종계·종오리업, 부화업, 산란계·육계·오리사육업의 허가
시설 및 장비기준에 농장 방역실과 축사전실을 설치하도록 하고, 축산업 허가기
준 중 소독시설과 방역시설 기준을 구체적이고 명확하게 한다는 방침이다.
전실이란 기후에 관계없이 신발 소독 등이 가능한 실내공간을 말하며, 출
입과정에서 오염방지를 위해 가축 사육공간과 차단된 별도의 공간이어야 한다.
또 가축의 단위면적당 적정사육시설면적을 유럽연합 등 선진국 수준으로 늘려
사육환경을 개선한다는 방침. 이에 따라 산란계의 마리당 가축사육면적시설 기
준을 케이지의 경우 현행 0.05㎡에서 0.055㎡로 늘리고, 평사는 ㎡당 9마리로 변
경할 계획이다.
하지만 산란계 사육케이지의 단위면적당 적정 사육기준이 지금보다 넓어짐에
따라 농가 피해가 예상되면서 산란계 농가와 생산자 단체인 양계협회가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생산자 단체의 의견을 수렴하지 않고 입법 공고를 한 것은
절차상 문제가 있고, 사육기준 확장 시 수반되는 시설 교체비용으로 인한 생산비
증가로 인해 경쟁력 약화될 것이라는 것.
케이지 사육기준은 2007년부터 수당 0.042㎡로 시행되다, 2012년 8월부터 생산
자 단체의 수급조절 요구에 따라 수당 0.05㎡로 확장했다. 문제는 준비기간을 거
쳐 바뀐 사육기준이 현장에 적용된 지 1년 반 밖에 되지 않았는데 기준을 또 바
꾸겠다는 것. 이로 인해 농가의 혼란만 가중된다는 것이다.
양계협회에 따르면 사육시설 교체 시 산란계 수당 약 1만2000원의 시설비용이
드는데, 1~5만수 이하의 소규모 농가가 케이지를 교체할 경우 파산에 이를 수 있다.
또 국내 산란계농가에서 사용되는 케이지는 A형 케이지, 직립 케이지, 혼합형
세 가지를 사용하는데, 소규모 농가 90%가 A형 케이지를 사용하고 있다. 현행 사
육기준으로 ‘A형 케이지 2수용’에서 사육면적이 0.05㎡일 때 1.75수를 사육할 수
있는데, 0.055㎡로 바뀌면 1.59수밖에 키우지 못해 입추에 곤란을 겪거나 계사를
추가로 지어야 한다.
양계협회 관계자는 “산란계 케이지는 고가의 자동화시설이기 때문에 교체하면
생산비용이 올라가고, 결국 비용을 소비자가 떠안게 된다”며 “일단 농식품부에
사육면적 확장을 반대하는 의견 제출을 하고 상황을 계속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
다.
경남 산청의 산란계 농가도 사육면적 확장에 대해 “농가들 중에 사육면적 늘리
고 싶은 사람은 별로 없다”며 “지금 계란 생산 성적이 나쁜 것도 아닌데, 케이지
사육면적을 늘리면 농가 수익성만 줄어든다”고 말했다.
이진우·안형준 기자
김미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