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금 포장육 일반 소매점에서도 판매허용

규제는 완화하되, 처벌은 강화

글 I 류필선 부장

식품의약품안전처(처장 정승)는 축산물 안전성 확보효과가 크지 않으면서 기업 활동을 어렵게 하는 규제완화의 내용들을 담은 「축산물 위생관리법 시행령ㆍ시행규칙」개정안을 지난 9월 4일 입법예고 했다.

금번 개정안은 축산기업ㆍ단체ㆍ지자체 등의 건의, 규제신문고를 통해 접수된 국민제안 등을 토대로 여러 차례의 민ㆍ관 토론회, 학계ㆍ업계 및 소비자단체 등 외부전문가들의 자문 등을 거쳐 마련됐다.

주요 개정내용은 △포장된 닭ㆍ오리고기의 슈퍼마켓 판매허용 △축산물가공품 자가 품질검사 개선 △불법도축 해소를 위해 시ㆍ도지사에게 영업 필요시설 기준 조정권한 부여 △전통 시장 내 가금류 식육판매업의 경우, 일정요건을 구비시 포장유통 대상에서 제외 △위반횟수에 비례하여 과태료 부과 등이다. 이 개정안은 국무회의를 거쳐 10월 이후 시행될 전망이다.

○ 포장된 닭ㆍ오리고기, 슈퍼마켓에서도 판매 허용

냉장ㆍ냉동시설을 갖추고 있다면 식육판매업(정육점) 신고를 하지 않은 슈퍼마켓 등 소매 업소에서 소고기ㆍ돼지고기 포장육과 함께 도축장에서 포장한 닭ㆍ오리고기의 판매를 할 수 있게 된다.

그간 소규모 슈퍼에서는 식육포장처리 업자가 만든 포장육만 팔수 있었으나, 도축장에서 포장 생산된 닭고기ㆍ오리고기도 별도의 영업신고 없이 팔수 있어 가금류 판로 확대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 일정요건 구비시 전통시장내 닭ㆍ오리고기 벌크 판매 가능

또한, 9월 4일 재입법 예고를 통해 식육판매업 및 식육즉석판매가공업 영업자 중 포장판매 의무 제외 규정을 신설(안 제12조의7), 전통시장 내에서 총리령으로 정하는 시설ㆍ판매방법 등에 따라 닭ㆍ오리고기를 판매하는 식육판매업, 식육즉석판매가공업 영업자는 포장판매 대상에서 제외할 수 있도록 했다.

아울러 과태료 부과기준 포장유통 의무위반 행위의 기준에 포장유통 제외를 위해 ‘총리령으로 정한 시설 및 판매방법을 위반한 경우’ 를 포함토록 명확히 규정했다.

기 입법예고 기간중 전면 포장유통 의무화에 현실적인 문제를 지적한 전통시장 닭ㆍ오리 판매점들의 민원에 따라 재입법예고된 새로운 시행령으로 기존처럼 전통시장내 벌크판매도 지속될것으로 보인다.

○ 시ㆍ도지사에게 영업 필요시설 기준 조정 권한부여

도축시설 부족현상을 해소하여 불법도축의 요인을 줄이기 위해 염소ㆍ사슴ㆍ토종닭 등을 도축하는 소규모 도축장을 운영할 수 있도록 시ㆍ도지사가 시설기준(면적ㆍ자동화 여부 등)을 조정하거나 일부시설(시험실ㆍ원피처리실 등)을 생략하고 허가할 수 있도록 권한을 부여한다.

소규모 도축장은 완벽한 위생시설과 일정 규모(예, 토종닭 도축장의 경우 1일 도축능력이 최소 500마리일 것)를 갖춘 도축장에 한해 허가할 계획이다.

따라서 일선 산닭 판매업소에서 꾸준히 제기해온 자가 도축 허용 문제 해결에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 양계농가 식용란수집판매업 규제완화

양계농가가 사육시설 일부 혹은 다른 곳의 창고를 이용하여 식용란수집판매업 영업을 할 수 있도록 했다.

지금까지 양계업자가 식용란수집판매업 허가를 내고자 해도, 지목의 용도가 근린생활시설이어야만해 일반 농지 등에 위치한 농장에서는 식용란수집판매업 허가를 받을 수 없었다. 그러나 이번 개정안을 통해 자신의 사육시설 중 일부 또는 다른 곳의 창고를 이용하여 식용란수집 판매업 영업을 할 수 있는 길이 마련됐다.

○ 하절기 냉동 닭 외부계약 창고 이용 허용

하절기에 일시적으로 닭 도계량이 증가하는 현실을 고려하여 도축장의 냉동시설이 부족한 경우 외부 계약 냉동창고를 이용하는 것이 허용된다.

축산물유통 전문판매업자가 축산물가공업 등의 창고를 같이 사용하는 경우 별도로 두지 않아도 되도록 하여 영업자의 시설설치 운영비용 절감 효과가 기대된다고 식약처는 밝혔다.

이 조치로 인해 지속되는 불황속에 물량을 적재할 창고가 부족했던 일선 육계관련 업체에 다소나마 숨통이 트일 것으로 예상된다.

○ 축산물가공품 자가품질검사 개선

축산물가공업 영업자는 비슷한 원재료를 사용하여 같은 시설에서 생산한 유사한 생산제품에 대하여는 안전성에 우려가 없는 경우에 한해 유형별 검사(자가품질검사)를 실시할 수 있게 된다. 기존에는 영업자가 돈까스, 치즈돈까스, 김치돈까스 등을 생산하는 경우, 비슷한 원재료를 사용하여 같은 시설에서 생산함에도 불구, 품목별로 모두 자가 품질검사를 해왔다.

○ 위반횟수 비례해 과태료 부과

축산식품 안전 관리에 관한 영업자의 경각심이 느슨해지지 않도록 위생규정 위반자에 대한 과태료 처분기준을 강화하여, 현재는 반복하여 위반하더라도 단일 금액을 부과해 오던 것을 위반횟수에 따라 법정 최고액까지 가중하여 부과하도록 조정하였다.

참고로 도축업의 영업자가 위생관리기준을 실행하지 않을 경우, 현행 과태료는 500만원으로서 재위반시에도 같은 금액이 부과되었으나, 개정안이 시행되면 1차 위반시 500만원, 2차 위반 시 750만원, 3차 위반시 최고 기준액인 1,00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식약처는 이번 개정안을 통해 영업자 부담을 줄임과 동시에 안전관리 책임은 강화됨으로써 규제완화의 실효성과 축산식품 안전성 확보 두 가지 목적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전반적으로 현정부의 규제완화의 움직임속에서 축산물위생관리의 주무부처인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많은 민원이 제기되었던 항목 등에 대해 규제완화차원에서 결단을 내린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그러나 토종닭의 경우, 산닭유통과 관련하여 공을 일선 지자체에 넘기긴 했으나 도계능력이 1일 500수 이상이어서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토종닭 협회에서는 지난 7월, 소규모 도계장 시연회 등을 통해 여러 가지 해결책을 제시하고 있는데, 식약처와의 입장차이가 커 산닭시장 합법화에 이르기까지 많은 난관이 예상되고 있다.

현대양계 2014.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