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분, 사료섭취량, 음수량은 예방관리 3대 선행지표

미소화 변 볼 때 장염, 소장 콕시듐 증상 의심해야

글 I 홍성철

더 원(The ONE) 양계전문가

얼마전 아내와 대화를 하다가 퀴즈를 하나 냈다. “우문현답의 뜻을 알아요?” 아내는 좀 어이없다는 듯이 우문현답(愚問賢答)으로 대답했다. 당연히 그 뜻으로 물은 말은 아니었다. 내 대답은 “우리의 문제는 현장에 답이 있다.” 였다.

축산뿐만 아니라, 모든 경영의 구루(Guru)들이 한가지로 말하는 것이 현장 경영이다.

필자는 근무하던 사료회사에서 2007년 1월 계열사인 육계 계열업체의 활성화와 육계사료 품질정상화라는 다소무모한(?) 과제를 등 떠밀리다시피 맡게 되었다.

속칭 그 자리는 모든 영업사원의 무덤과도 같은자리였다. 계열사이기는 하나 모기업의 어른들이 경영하고 있어 매우 말조심해야 했고, 만년적자인 관계로 사료여신도 많았다. 항상 사료품질 불만으로 내부 지원 등 꺼려하는 잡일이 많고, 무엇보다도 사료사용량이 적었다. 보통 양계 지역부장은 1인 3,000톤/월이 밥값이라고 평가한다.

필자의 판매량인 5,000톤 물량을 후배 지역사원들에게 물려주고, 원점에서 다시 시작하라는 것에 어이가 없었다. 하지만 은근히 그 계열사에 도전 의식이 있었다.

이제서야 얘기지만 솔직히 언젠가는 나에게 맡겨질 것으로 생각하며 다른 지역부장들이 보고할 때 “나 같으면 이렇게 해야지…” 하며 미리 준비는 하고 있었다.

결론은 육계 품질 정상화로 소위 ‘대박’ 을 터뜨렸고, 그 공로인지 모르나 양계 PM으로 본사에 입성하며 특판본부장까지 겸임하였고, 그 계열사는 주간입추 55만수까지 도달하게 되었다. 게다가 종계사업까지 시작하며 특판본부는 사료 판매량이 7,000톤/월 전후까지 늘었다. 시장에서는 육계 전문가로 인정받게 되었으니 그야말로 해피엔딩이었다.

그렇다면, 어떻게 했기에 육계사료 품질을 정상화, 아니 당시 최고수준으로 혁신하게 되었을까? 위에 말했듯이 문제에 대한 답은 현장에 있는데, 필자는 현장 어디에서 답을 찾았을까?

필자는 닭똥 전문가이다. 산란계는 ‘계란’을 통해 건강상태를 가름하지만 육계는 ‘계분’, 즉 닭똥으로 닭의 상태를 진단 및 평가한다. 좀 과장해서 말하면, 닭의 똥에 모든 답이 들어있다고 믿는다. 2007년부터 만 7년동안 주평균 3일 이상 육계 농장들을 방문해서 하루 종일 닭과 계분을 보고, 만지고, 냄새맡고, 사진찍고, 분석했다. 매주 그 결과를 배합비와 비교 분석하며 사료를 생산했고, 다시 계분으로 평가한 후 회사에 feed-back 했다.

이번 호에서는 계분에 관한 필자의 경험을 현대양계 애독자들과 공유하고자 한다.

지금 계사에 들어가면 독자 여러분의 농장도 그림1과 2와 같은 상황인가?

우리나라 육계 계사는 연중 200일 이상, 정도의 차이만 있지 바닥 관리가 항상 문제가 된다. 남부 지역에 위치한 농장은 주변에 논이 있다고 이해하려 하지만, 영남지역은 산중턱에 있는 농장도 그렇고, 한수이북 지역 농장은 고지대에 있어도 그림 1, 2와 같은 상황을 보인다. 그림의 모습을 보이는 모든 농장들은 이유는 각각 다르지만, 공통적으로 경제적인 손실이 너무 크다!

이번호에서는 연변과 사료변, 미소화변을 특징적으로 구분해 보고, 발생 원인과 해법을 제시하는 두 꼭지로 글을 풀어나가려 한다. 산란계는 계분 벨트나 스크레퍼로 자주 치우는 까닭에 관심이 적을 수 있으나, 사료 섭취량, 음수량과 더불어 계분은 예방 관리의 선행 지표이므로 관심 있게 보고, 주위 양계 사양가들과 꼭 공유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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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변 vs 사료변 vs 미소화변

흔히, 연변(wet droppings)은 설사(diarrhea)와 혼용해서 많이 사용되어진다. 그림3, 4를 보면 구분이 좀 쉬울 것이다. 설사의 경우, 이미 사료의 물리적 형체가 ‘완전히’ 사라지고, 점액질이며, 끈적끈적하고 냄새가 시큼하면서 거품이 생기는 것을 종종 볼 수 있다. 장염 변과 구분 되는 것은 수분이 많이 함유되어 있어 형체가 퍼져버린다.

연변은 장염 변과 콕시듐(소장, 맹장 모두)변, 사료변, 미소화변과 같이 모두 정상적인 계분과 다르지만 설사가 아닌 것들을 총칭해서 사용하고 있다. 그런데 문제는 정상적인 계분을 정확히 아는 농장주들이 의외로 적다는 것이다.

정상적인 계분은 그림6처럼 유선형으로 빠지되 헤드에 해당하는 곳에 요산이 묻어 하얀 것이 도포해 있는 것이다. 이와 같은 계분의 계군은 후기 교체도 매우 원활하며, 25일령이후 160g/일씩 섭취하여 증체도 하루 80~100g씩 이루어진다. 이런 농장은 아무리 복 시즌 혹서기라 할지라도 하이(1.6kg〜)로 간다.

그렇다면 사료변(feed faeces)과 미소화변(undigested faeces)은 어떻게 다를까?

우선 대부분 여름철 혹서기(6~8월)에 집중적으로 보인다. 그래서 많은 농장주들은 사료회사 또는 계열업체에 품질 불만(claim)을 제기하고, 회사 직원 또는 협력소장들은 음수량이 증가되며 발생하는 것이라고 한다. 그러면서 릴레이 휀과 배기 휀을 최대한 작동시키라 하고, 지붕 분무 등 내년에는 설비 보강 좀 하자고 한다. (-)자 급수기 경우, 바닥까지 질어지며 속칭 ‘똥닭’ 이 되는 경우도 허다하다.

하지만 이 둘은 엄연히 다르다. 먼저 그림7, 8은 사료 변이다. 어떤 사료 변은 펠렛과 크럼블형태가 그대로 풀어져서 나온 것 같기도 하지만, 계분의 형태로 구분되는 것이 아니다. 미소화변도 동일한 형태를 보이기 때문이다. 구분하는 법은 다음과 같다.

먼저계분을 만져 손에 잡히는 것이 있는지 살펴봐야 한다. 이때, 더럽다고 코팅 장갑을 끼거나 1회용 비닐 장갑을 착용하면, 곡류 사료변은 구분이 가능하지만 박류 사료변은 놓치기 쉽다. 그 다음에 물에 풀어 보았을 때 사료입자가 분쇄 원료상태로 그대로 유지된다. 소화 기관을 거쳤지만, 어떤 이유로 인해 빠른 속도로 by-pass되었기 때문에 그대로 분변으로 나온 것이다. 이러면 사료변이다.

미소화변 변은 그림10처럼 퍼진 형태가 많지만, 구분하는 방법은 만졌을 때 거의 입자가 없다. 그러나 색깔은 사료 색깔과 비슷한 경우가 많고, 질감은 미숫가루 바닥에 나은 잔량 만지는 느낌이 든다. 즉, 만져지는 것이 입자(particle)가 아닌 분말(powder)이기 때문이다. 여기서 유의할 점은 장염과 달리 시큼한 발효냄새는 적고 약간의 소화액 냄새가 난다. 부검을 해 본 사람은 알지만, 닭은 특유의 장관 냄새가 있다. 특히, 췌장액과 담즙액이 섞인 녹색변에서 많이 나는 냄새를 기억할 것이다. 바로 그 냄새가 난다면 미소화변으로 간주해야 한다.

발생 원인과 해법

연변 중 장염과 콕시듐변 등과 같은 질병적 부분은 생략하겠다.

그렇다면 연변 중 사료 변과 미소화 변 중 어느 것이 더 위험할까? 필자 경험상 대답은 미소화 변이다. 미소화 변은 장염이나 소장 콕시듐의 전조 증상일 수도 있고, 이미 장내 미생물과 소화 효소 등 접한 상태로 깔짚에 방치되었을 때 세균의 좋은 배지가 될 수 있다.